요즘 듣는 음악에서 익숙한 싸이월드 노래 감성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인기 아이돌의 앨범 아트와 무대 의상, 콘셉트 사진 등을 보다 보면 지금이 2024년인지, 90년대인지 알쏭달쏭해지는데요. 비주얼뿐만 아니라 음악을 구성하는 비트나 가사에서도 왠지 거침없는 세기말 감성을 느낄 수 있죠. 90년대 추억의 노래 느낌이 물씬 피어오르는 이 트렌드를 흔히 Y2K 트렌드라고 합니다.
오늘은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국내 시장과 글로벌 시장을 막론하고 대중음악계를 휩쓰는 음악 트렌드, Y2K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릴게요.
그 시절 감성 자극하는 Y2K를 알아보자
Y2K란 Year(연)의 Y와, 1000을 뜻하는 Kilo에서 K를 따서 만들어진 합성어입니다. 2000년대를 뜻하는 단어로, 매체에 따라서는 ‘밀레니엄 버그’ 등의 표현으로 대체되기도 하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한창 컴퓨터가 우리 일상 속에 자리잡기 시작하던 1990년대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상 연도가 마지막 두 자리만 표기되었다고 하는데요. 2000년이 찾아오면 컴퓨터가 1900년과 2000년을 구분하지 못하고 엄청난 혼란이 올 거라는 음모론이 퍼지기도 했답니다.
1) 패션과 뷰티의 Y2K 트렌드
패션과 뷰티에서도 Y2K 트렌드를 찾아볼 수 있어요. 로우라이즈, 크롭티 등 20년 전 유행했던 세기말 감성 패션이 다시 뜨기 시작한 것은 물론, 미국의 교복을 연상시키는 ‘프레피룩’ 역시 단정한 분위기에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어 큰 인기를 얻고 있죠. Y2K 세대에게 사랑받았던 셀러브리티의 메이크업 스타일도 함께 주목받고 있는데요.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지향하던 화장 스타일 역시 아치형의 짙은 눈썹이나, 반짝이는 글리터와 파츠를 과감하게 활용한 아이메이크업, 글로시하고 도톰한 립 연출 등으로 바뀌고 있기도 합니다.
2) 음악과 예능계의 Y2K 트렌드
우리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걸그룹 뉴진스도 데뷔부터 Y2K 콘셉트를 내세우며 유행을 이끌었죠. 같은 세대의 아이돌인 에스파나 IVE 등 대중음악에서 익숙하게 만나는 그룹들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의도적인 화질 열화와 스포티룩 패션, 다소 혼란스러운 세기말 감성의 세계관 설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싸이월드 노래 감성의 90년대 추억의 노래가 흘러나올 것만 같은 공식 홈페이지 디자인이나, 책받침, CD플레이어 가방 등의 앨범 굿즈도 오히려 힙하다고 평가받고 있죠.
최근에는 2000년대 추억의 아이템이었던 미키마우스 모양의 MP3가 재출시되고 하루 만에 완판되면서 Y2K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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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왜 지금 Y2K가 뜨는 걸까?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콘텐츠나 스타일을 접했을 때 ‘신선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지금의 유행을 주도하는 MZ 세대는 직접 Y2K 시절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당시의 스타일을 굉장히 신선하다고 느낀다는 분석이 있어요. 또 SNS나 OTT 서비스 등 각종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여러 시대상을 발견하게 되고, 과거의 작품들을 접하며 레트로 스타일을 힙하다고 느끼게 되는 거죠.
특히 최근의 세기말 감성이나 Y2K 트렌드에 대해서는, 싸이월드 노래나 감성 등을 경험하지 못했던 문화임에도 그 당시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곧 세상이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 될지도 모르니 여러 가지 제약이나 관습을 탈피하고 나만의 개성을 과감하게 표현하려는 90년대, 2000년대의 ‘세기말 감성’이 요즘 유행을 선도하는 계층의 취향을 저격한 것입니다.
추억의 싸이월드 노래
미니홈피에 삽입된 싸이월드 BGM은 당시 인기 음악 차트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싸이월드 노래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기에는 싸이월드 BGM을 구입할 수 있는 싸이월드 뮤직 서비스의 점유율이 현재의 대형 스트리밍 플랫폼의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싸이월드 노래 등 Y2K 트렌드는 10대와 20대에게는 경험하지 못한 시대의 독특한 감성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당시의 문화를 향유했던 계층에게는 향수와 추억을 선물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Y2K라는 하나의 트렌드가 계층마다 다른 이미지로 소비되며 사랑받는 현상이 무척 흥미로운데요. 한 시대를 구가했던 유행이 시간을 넘어 다양한 방면으로 재해석되며 음악 시장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이 다음에는 어떤 예상치 못한 트렌드가 음악 시장을 더욱 다채롭게 발전시켜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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