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청룡의 해
2023년 검은 토끼의 해가 저물고, 2024년 갑진년이 다가왔습니다. 백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이번 해는 갑(甲)이 동쪽 방향과 청색을 뜻하여, 동쪽을 지키는 청룡의 해로 풀이된다고 해요. 동양 철학에서 ‘첫 번째’를 뜻하며 시작의 의미를 강하게 담고 있기도 합니다. 용은 십이지신 중 유일하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이라는 점에서, 용의 해로 시작되는 새해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와 설렘이 남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구름을 박차고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푸른 용처럼, 2024년에는 우리 모두 용의 비상을 이루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사소한 미신일 수 있겠지만, 청룡의 해를 맞아 용의 기운 가득한 용띠 가수들의 노래를 듣는다면 그 바람이 더욱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오늘은 청룡의 해 맞이, 우리나라 대표 용띠 가수들의 행운 가득한 노래들을 추천해 드릴게요.
지드래곤, <1년 정거장>
내가 서있는 1년 정거장
세상이 우릴 질투했다고 생각해
1년 정거장
이곳에서 널 느낄 수 있어
그대가 없는 텅 빈 정거장
나중에 우리 다시 만나길 기도해
1년 정거장
이곳에서 널 꿈꿀 수 있어 ma baby
본명 권지용과 활동명 지드래곤에 모두 ‘용’의 글자를 가진 지드래곤은 1988년 8월 18일에 태어난 흑룡띠 가수입니다. 평소 지드래곤은 8을 행운의 숫자로 생각한다고 밝혀왔었는데요, 첫 솔로 앨범을 8월 18일에 맞추어 출시하였고 그로부터 8년 뒤 USB 앨범에는 ‘권지용 A형 1988년 8월 18일’이라는 대표 문구가 새겨지기도 했었습니다. ‘One of kind’라는 지드래곤 노래에는 ‘전화한통이면 달려가 1988-0818 번’이라는 가사가 담겨있기도 하죠. 생년 월일에 8이 많고 뫼비우스의 띠와 무한대 기호와 유사하다는 점을 좋아하는 이유로 들어왔지만, 숫자 8은 용의 글자와 매우 닮아있는 숫자입니다.
청룡의 해를 여는 지드래곤 노래로 추천해 드릴 곡은 ‘1년 정거장’입니다. 연인과의 만남과 헤어짐에 관한 지드래곤 노래의 대표곡이기도 하지만, 앨범과 무대를 정거장에 비유하여 팬들과의 다시 올 만남을 생각하는 지드래곤의 마음이 담긴 곡이기도 하죠. 지드래곤 솔로 활동의 첫 나들목인 동시에, 이후 무제(無題) (Untitled, 2014)로 이어지는 발라드 계열의 지드래곤 노래의 시작이기도 한 ‘1년 정거장’. 지드래곤 노래와 오랜 시간 기약해왔던 무엇인가를 떠올리며 청룡의 해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시 < 쎈 언니 >
모두 날 보면
아이뻐라 아이아이
아이뻐라 아이뻐라 아이뻐라
모두 날 보면
아이뻐라 아이아이 아이뻐라
제시와 지드래곤이 동갑내기 가수였다는 점,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음색을 지닌 여성 랩퍼이자, 가요계를 넘어 쎈 언니의 단단함과 사랑스러움을 보여주는 제시 또한 1988년 흑룡띠 출신 연예인입니다. 제시는 2005년 데뷔 이후 뮤지션으로서 갖은 부침을 겪다가, 2015년 언프리티랩스타를 통해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자신의 입지를 다진 뮤지션입니다.
지드래곤 노래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곡은 제시의 ‘쎈 언니’입니다. 2015년 발매된 디지털 싱글 ‘쎈 언니’는 바로 그러한 제시의 본격적인 성공가도의 첫머리에 발매된 곡이지요. 제시의 대표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는 제목인 동시에, 인상적인 도입부로 현재까지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배경 음악으로 쓰이고 있는 ‘쎈 언니’. 배짱과 호기로 가득한 청룡의 해를 보내고 싶다면, 제시의 ‘쎈 언니’와 그 시작을 함께하셔도 좋겠습니다.
이무진, <신호등>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 신호등이
내 머릿속을 텅 비워버려
내가 빠른 지도
느린지도 모르겠어
그저 눈앞이 샛노랄 뿐이야
2020년 한 때 화제가 되었던 서울예대 복도남 영상을 알고 계신가요? Sting의 ‘Englishman in newyork’을 부르며, 평범한 대학교 복도를 한순간에 야외 재즈 페스티벌의 분위기로 메웠던 영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의 주인공 이무진은 이후 싱어게인 무명 가수 전에 출연하여 얼굴을 알리게 되었죠.
2000년 황금룡의 해에 태어난 이무진은 싱어게인의 무대 위에서 자신을 노란 신호등에 비유하여 소개한 바 있습니다. 빨간색과 푸른색의 신호등 사이 잠깐 동안 최선을 다해 빛나는 모습이 자신과 닮아있다는 것이었죠. 데뷔 이후에는 ‘신호등’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발매되기도 했었는데요, 청룡의 해인 2024년, 삶의 길목에서 외로운 배회를 하게 되는 시점이 찾아온다면, 이무진의 ‘신호등’을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요?
백지영 < 그여자 >
얼마나 얼마나 더 너를
이렇게 바라만 보며 혼자
이 바보같은 사랑 이 거지같은 사랑
계속해야 니가 나를 사랑 하겠니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용띠 가수는 백지영입니다. 1976년 붉은 용의 해에 태어난 가수 백지영은 데뷔를 준비하며, ‘미르’를 예명으로 고려하기도 했었다고 해요. 그녀가 용띠인 점을 감안하여 용의 우리말 표현을 예명으로 삼으려 한 것이었죠. 댄스 가수로 화려하게 데뷔한 뒤, 2006년 사랑 안해를 기점으로 백지영은 우리나라의 대표 발라드 가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시크릿 가든 OST로 유명한 백지영 그여자는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애창곡이자, 2010년대 노래 중 가장 성공한 드라마 OST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백지영 그여자 이후, 수많은 커버가 공개되고 현빈이 부른 그남자가 발매되기도 했었지요. 새삼스레 2020년대의 중반을 넘기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때, 2010년대 노래의 향수를 가득 품고 있는 백지영 그여자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드래곤 노래 1년 정거장부터 백지영 그여자까지, 청룡의 해를 맞아 우리나라 대표 용띠 가수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흘러나오는 2010년대 노래의 주인공들이 특히 많았고,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체 불가능한 뮤지션들이었습니다. 2024년에는 또 어떤 새로운 용띠 가수들이 등장할지 내심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2024년, 용띠 가수들의 노래들과 기세 좋게 청룡의 해를 시작해볼 준비 되셨나요?
용띠 가수 노래 외에도 요즘같이 추운 날씨와 어울리는 노래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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